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鄭成太論

 

有影打一杆子,没影打一棍子

그림자를 있다고 하면 장대로 때리고, 그림자가 없다고 해도 방망이로 칠 것이다

 

폭염과 성가신 장마가 질풍노도의 세대처럼 기상예보와 등을 대고 엇나가고 있다 이러한 때 그가 그림자를 한 망태 잡아들고 전시장에 나타났다 그것들은 허름한 담벼락에 쉬고 있는 플라타너스의 가지이거나 경운기를 가로질러 허리가 꺾겨진 천박한 나무 잎새들의 한숨을 모아 놓은 것들도 있다 핫셀 필카로 담은 것들이라고는 하지만 현대의 DSLR 작가들에게 회자되고 있는 필카의 가장 근원적인 문제점인 픽셀에 대한 절대성의 치부까지 담대하게 노출해 가면서 여기저기 그만의 그림자를 펼처 놓았다 그에게서 그림자란 무엇인가?

내가 넌지시 물어 보려는 찰나 전시회 철거를 위해 분주히 작품을 포장하던 그가 손길을 잠시 멈추고는 빛과 그림자가 아닌 빛의 그림자입니다 라는 다소 엉뚱한 설명을 했다

그가 말하는 빛의 그림자란 빛과 상대성으로서의 그것이 아니라 빛과 동질성으로의 그림자란 말을 하려는 것일 것이다. 내가 아니 그림자가 어디에 있느냐? 라고 다소 생뚱한 질문을 던지자 색즉시공입니다 라고 답 한다.

옛날 한 선원에 깃발이 바람에 흔들리는 것을 보고 수좌들이 한바탕 소란이 벌어졌다 한 수좌가 깃발이 흔들린다고 하자 다른 한 수좌가 그의 말을 듣고는 그게 어째서 깃발이 흔들리느냐 바람이 흔들리지 하고 서로 주장을 굽히지 않다가 급기야는 선원의 모든 수좌 들이 두 패로 나뉘어서 옥신각신 하게 되었다 바깥이 소란해지자 老師께서 문밖을 나서 보는데 이를 본 제자들이 서로 자기의 생각들을 스승님께 여쭈었다 “스승님 지금 깃발이 흔들리지요?” “아닙니다 바람이 흔들리는 것 맞지요? ” 묵묵히 제자들의 다툼을 듣고 계시던 스승님이 말씀 하셨다 제자들아 바람이 흔들리는 것도 ,깃발이 흔들리는 것도 아니란다, 네 마음이 흔들리는 것이다

그림자란 사전적 의미로는 빛의 반대편에 선 그늘이란 뜻이되고 한자로는 그림자 영(影)자로 쓴다 이 한자를 풀어 보면 볕경 (景)자에 터럭 삼 (彡)자를 쓴다 결국 빛이 그린 그림이란 뜻일 것이다 빛이 그린 그림인 그림자는 그냥 담벼락에 걸쳐져 있는 게 아니고 눈이라는 감각 기관을 통하여 그것을 인지하는 식(識)이라는 기관에서 필터링 된 후 우리 마음속에 펼쳐지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분별론적 인식의 값을 유식론(唯識論) 이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그의 그림자는 어느 구멍가게의 담벼락이나 허름한 불럭 담 벼락에 실상처럼 머물러 있는 게 아니고 눈(眼)이라는 감각기관을 통하여 뇌에 전달 되고 그것은 또 사물을 분별해 내는 식(識) 이라는 필터링을 통하여 그의 마음속이나 우리의 마음속에 투영되는 것이다 우리의 의식 기관은 이것을 넘어서서 이 정보를 기억 할 것인가 말 것인가 또한 영구 소멸되지 않는 인자로 바꿀 것인가 등을 스스로 결정 하게 된다. 이것은 무의식 잠재의식을 넘어서 말라야 식 ,알라야식 이라는 고도의 철학적 범주로 변이되게 된다 즉 그림자가 그냥 단순히 우리 눈에 보이는 상으로서의 그림자가 아니란 말이다

사실 해도 없고 그림자도 없다 또한 엄연히 존재 하는바 없다고도 할 수 없고 또한 공관 (空觀 )으로 보면 있다고도 할 수 없다 그럼 그가 애써 표현 하고자 한 그림자란 결국 기억 한 구석에 웅크리고 있는 그만의 사유의 편린 일 것이다

좀 더 시간이 있었다면 나는 그에게 빛이 없는 깜깜한 밤에는 그의 그림자는 어디에 걸려 있는지 묻고 싶었다.

분주히 짐을 꾸리는 전시실 밖을 나서자 7월 하순의 납덩이같은 햇살에 사물들이,
달리(Salvador Dali )의 그림처럼 담벼락에 걸리고 계단에 굴절된 채 녹아 내려 있었다. 鄭 .成 .太 그는 사진기로 상을 담는 게 아니고 깊은 철학적 몸체로 상을 비쳐내는 이시대의 출중한 작가임에는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