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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니콘 80-200 렌즈야 잘 가거라.

그 수많았던 날들 힘겹고 어려웠던 출사지에

나는 너를 혹사 시키며 필림에 너를 통해 빛을 받아 왔노라.

 

살아가며

이기적이며,순간순간 변함이 잦은것은 사람뿐 일것이다.

남대문 지하에서 너를 만남이 아마도 90년 초로 기억하는데

너를 사오는날

어찌나 기뻤는지 온갖 사진이 않되는 피사체도 마구 찍었던 사실을 너는 기억하겠지?

 

이제 퇴역하며 그나마 남아 있는 너의 생명 다할때까지

남의 손에 잘 빛을 받아 좋은작품 만들거라 

 

요즘에와 나의 부주의로 인한 너를 자끈동 바닥에 떨어트려 잘룩한 너의 허리에 상처가 난 날

나는 정말 괴로웠다.

함께한 시간들과 너를 통해 본 세상의 빛을 필림에 담았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떠오르누나....

 

그래 그런지 너는 극극 소리내며

우는듯 하도다.

 

당대에는 너의 위상이 최고 이었지

먼곳도 달려가 찍지 않아도 편하게 앉아서 너는 분주한 렌즈 놀림으로 다가가

내가 생각 했었던 구도와 구성을 담아왔었어

 

잘가거라 니콘 80-200 렌즈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