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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로부터 예술인들은 가난했고 배고픈 직업이라 여겨졌다.
실제로 많은 위대한 예술가들이 좋은 작품들을 남겼음에도 그들이 살아생전에는 큰 부와 명예를 이루지는 못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들은 비록 밥을 굶을 지라도 예술가라는 자존심 하나로 자신들을 지켜왔고 사람들은 이를 높이 평가하였다.
물질만능주의가 팽배해진 현 시대에는 이러한 예술가적 자존심이 점차 사라져가고 있어 씁쓸함을 감출 길이 없다.
모든 예술이 그러하겠지만 사진계를 보아도 마찬가지다.
필자는 사진을 촬영하는 당사자인 작가에게는 물론이고 사진을 좋아하는 일반인들에게도 할 말이 많다.

사진가는 예술가다.

사진가는 예술가다.
분명 창조적 작품 활동을 하고 이를 사람들에게 보여준다.
때로는 실제적인 표현을 하기도 하고 형이상학적 표현으로 수천, 수만 가지 형태의 작품을 만들어 낸다. 작가 자신의 의도대로 말이다.
따라서 분명 사진가는 예술가요 그의 작품은 예술작품이다.  
그런데 요즘 사진계에 팽배해 있는 성향을 보면 가관이다.
차마 예술가라고 하기에는 민망한 행태들이 만연해 있다.
공짜근성이 그것이다.
필자는 오래도록 관행처럼 굳어져 내려오는 이런 공짜근성들을 꼬집어보고 사진을 하는 예술가들에게 다음과 같은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힘들이지 않고 좋은 사진을 얻으려 하지 말라!

사진으로 예술작품이 탄생하려면 오랜 시간과 작가의 노하우가 집대성되어야 한다.
이를 토대로 작가는 자신이 의도한 대로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다.
여기 한 작가가 있다.
여러 해 동안 하나의 작품을 위하여 소재를 찾아다니고 최적의 날씨, 계절, 시간대를 얻기 위하여 수차례 반복하여 자신만의 데이터를 얻는다.
그리고 그 작품을 위하여 밤, 낮 구분 없이 촬영을 하여 작품을 만들어 발표하였다.
그리고 최고의 찬사를 받았다.
이 작가는 그야말로 한 작품을 위하여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았고 엄청난 고생과 인내를 통해 결과물을 만들어 낸 것이다.
그러나 이런 작가들을 제외한 많은 사진인들은 작품을 너무 손쉽게 얻어내려 한다.
그냥 그림이 될 만한 소재를 찾아 감각적이고 자극적으로 촬영한 사진을 작품인양 발표하는 경우가 많다는 이야기다. 자신의 작품세계를 담지 않고 그저 보여주기 급급한 사진을 양산해 내고 있다는 것이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이가 만약 작가라면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라.
과연 내가 하나의 작품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 했는지?

남들이 어렵게 이루어 놓은 것을 쉽게 베끼려 하지마라!

위의 이야기는 많은 작가들이 공감하면서도 '나는 그렇지 않아!'라고 스스로에게는 관대해지고 싶어 하는 이야기일 것이다.
쉽게 작품을 만들려다 보니 요즘 인기 있는 풍의 사진을 따라가게 되는 것이다.
위와 같이 모든 이들의 찬사를 받고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작품이 나오면 이와 비슷한 아류작이나 비슷한 풍의 작품들이 곧 이어 쏟아져 나온다.
소위 말해 요즘 뜨는 트렌드를 잡아 그 인기몰이에 쉽게 편승해 보고자 하는  즉 편하게 작품을 만들고자 베끼기를 하는 것이다.
물론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 하였고 습작은 가장 큰 배움이라 하였다.
허나 이는 막 사진을 시작하는 학생들이나 취미생활로 사진활동을 하는 사람들에게 해당되는 이야기이다. 소위 작가라고 칭하는 사람들이 할 짓은 아니라고 본다.
실 예로 배병우씨의 ‘소나무’가 거액에 팔리자 소나무를 주제로 한 싸구려 아류작들이 대거 유통되기도 하였으며, 이 작품의 촬영지인 경주의 소나무 숲은 몸살을 앓고 있다.

제값을 주고 사진을 구매하고, 제값을 받고 사진을 판매하라!

공짜근성은 사진작가들에게만 있는 것은 아니다.
사진을 감상하는 주체인 일반인들에게도 공짜근성이 만연해 있다.
좋은 사진작품을 만들어 사람들에게 보여주면 보는 사람마다 이렇게 이야기한다.
“우와~멋있는데~나 하나만 뽑아줘~우리 집 거실에 하나 걸어놓게~기왕이면 액자까지 해서 주면 좋고~~”
“나 .. 이거 선물하게 하나만 뽑아주라~내가 밥 살게~응~?”

사진작품이 무슨 길거리에 인형 뽑는 기계인가? 아님 자판기인가? 하나만 뽑아주게?
사진작가 여러분들도 몇 번씩 들어보았을 말일 것이다.
친구, 선후배, 가족 등등
물론 친한 사람에게 이런 부탁을 받으면 딱 잘라 거절하지 못하는 것이 우리네 정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는 분명 잘못되었다.
작가 스스로가 선물할 의향이 있지 않은 다음에는 이런 말은 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 이유인 즉, 앞에서도 말했듯이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 그 작가는 시간과 돈과 노력을 아낌없이 투자하여 이를 만들어 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촬영된 작품은 자신의 돈을 들여 적당한 사이즈로 인화를 하고 액자를 맞추어 비로소 하나의 작품으로 만든다.
여기에 들어가는 비용만도 상당하다.
그런데 이와 같은 모든 비용과 노력은 각설하고 무조건 그냥 달라니!
이건 작가에 대한 기만행위이다.
최소한의 비용도 지불하지 않으려고 하니 말이다.
이런 말을 들은 작가 역시 울며 겨자 먹기로 작품을 줄 수밖에 없다.
(작품을 주지 않으면 오만가지 말들과 함께 인간관계 자체에 타격을 입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그 작품의 가치는 현저하게 떨어지게 된다.
이런 상황들은 작가에게도 점점 작품 활동에 소심해 져 위축되게 하는 요인이 된다.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은 부디 이런 오류를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
작가와 작품의 가치를 올려주는 것은 작품의 정당한 가치를 인정하는 자세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명심하기 바란다.

공짜 전시(초대전)를 좋아하지 마라!

대한민국에서 사진 전시를 한번 하려면 적지 않은 돈이 들어간다.
특히 사람들의 유동이 많은 인사동은 말할 필요도 없다.
대관료도 문제이지만 전시를 위해 준비해야 할 것들이 너무나 많다.
우선 작품을 프린트해야하고, 액자를 맞추어야 하며, 전시에 사용할 도록이나 엽서를 제작하여야 한다. 그리고 대관료와 오픈식 비용까지 마련하려면 전시 한 번에 꽤 많은 돈이 들어간다. 이 때문에 조금 알려진 작가들이나 사진을 가르치는 이들(교수집단)은 갤러리 초대전을 많이 노리고 있다. 비용의 부담이 적고 초대전이라는 명성이 추가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초대전이 비단 갤러리 측의 선택과 결정에 의해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일부 사진학과 교수들의 경우 평소에는 어떤 갤러리에서 어떤 전시가 열리는지 관심조차 없다가 정작 자신들의 논문 대신으로 택한 개인전을 하게 되면 ‘어떻게 하면 갤러리를 꼬셔서 공짜전시 한번 할 수 없을까?’ 하는 안일한 생각으로 갤러리의 문을 두드리는 일이 허다하다. 또 일부 작가들은 어떻게든 문예진흥기금 등 각종 기금을 타내 전시비용을 충당하려는데 혈안이 되어 있다.
이 모두가 현재 사진계에 만연해 있다.
물론 돈 안들이고 전시하면 좋겠지.
하지만 이들이 과연 갤러리 초대전을 열고 기금을 받을만한 자격이 있는가에 대해서는 한번쯤 의문을 가져본다.

공짜근성을 버리고 예술인의 혼을 불살라라!

예술인은 춥고 배고프나 거지는 아니다.
자꾸만 남에게 손을 벌리려 하지마라.
공짜는 언젠간 나에게 몇 배의 멍에로 돌아온다.
예술인이 장사꾼이나 거지와 다른 점은 ‘예술의 혼이 살아 있는가?’ 이다.
예술인들은 이 예술의 혼을 지키기 위해 작품만을 생각한다. 하여 생활이 힘들고 궁핍하나, 이를 탓하지는 않는다. 자존심을 지키며 살기 때문이다. 그리고 최고의 작품에 대한 목표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비록 배가 고파도 말이다.
우리 사진인들도 어서 빨리 공짜 좋아하는 ‘공짜근성’을 버리고 오로지 작품만을 생각하는 ‘예술인의 혼’을 불태우기를 기원한다.


 포토저널    편집자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