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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비는 질기고 오래 머물렀다.

질기게 머무는 동안 내 안의 눅눅함도 오래 머물렀다. 

오랜 눅눅함에 매쾌한 내음이 산란되지 못해 무게를 가중 시키던 어느 날엔가...눅눅함으로 젖은 한 귀퉁이의 얇은 막을 찢고 해산의 고통이 날 찾는다. 자괴감을 불러오는 한 장의 사진, 내 안에 너무 크게 그렸던 헛것들...헛것은, 헛것의 실체를 들어내어 어리석은 나를 비웃고 나락으로 밀어버린다.

몇 날을 아파했고 고열과 힘겹게 싸우는 동안 헛것도, 의지박약한 어리석은 나와 함께 서서히 죽어갔다. 한 장의 사진은 내게 처방전을 내려주며 조금씩 아주 조금씩 천천히 가라고...

그제서야 나는 맑은 하늘을 볼 수 있었고, 따뜻하고 향내 좋은 커피 한잔을 마시며 식은땀에 쩔었을 의식을 깨운다.... 몸살을 앓고 나서 왕성해진 식욕 덕에 그렇게 내 모든 아픔은 시월에 죽었다.

내 속에 들어 있는 무수한 나를 새로이 맞이하기 위해  몇번이 튕겨져 나올지 모르는 로또 기계 앞에서 마구 뒤엉기는 숫자들을 보며, 또 다른 나를 기다리는 설레는 맘으로 가방을 들쳐 메고 현관문을 밀고 나선다...

 

 

덤앤더머: 좀 모자라고 바보스런 친구간의 여행을 담은 영화.

 

소래에서 새벽 4시30분에 긍정의 웃음을 가진 순풍님, 야무진 살람꾼 김우영언니, 나의 멘토이자 좋은 친구 류샘, 그리고 어리버리한 나...

이렇게 네명은 새벽 하늘 아래 값만의 출사를 위해 충북으로 출발....

아~ 인생을 편하게 살려면 세여자의 말을 잘 들라했다. 1.엄마 2.부인 3.네비게이션... 목적지 현암사를 네비에  입력 잘 해놓고, 류샘 네비 말 안 듣고, 지도 보고 왔다며 본인 의지데로 마냥 달린다. 순 억지였다. 가면 갈수록 멀어지는 거리... 으이구~~웬수땡이가 따로 없었다.... 평소 꼼꼼한 모습의 류샘은 어디가고 나에게 전염되었는지 어리버리가 되간다. 6시30분에 쏘울님 만나기로 했는데 한시간이나 늦게 도착.  아~~~~~~~~~이렇듯 덤앤더머의 하루가 시작이다.

목적지 옆에 두고 걍 지나쳐서 다시 올라오니 쏘울님 혼자서 우릴....

날씨 마저 덤앤더머...해도 어리버리, 안개도 어리버리, 두터운 구름만이 힘이 있다... 그래도 넘 좋았다. 한눈에 펼쳐진 대청호의 멋진 풍경, ㅎㅎ 순간 탄경님의 댓글 보고 마냥 웃었던 기억. "역마살에 뽐뿌질 하지 마라"... 이런 느낌 일게다.... 맑은 공기 덕분에 폐부의 필터를 갈아 끼우고 깨끗해진 허파에 바람들지 않도록 조심조심... 인증샷  몇장 찍고 하산.

 

 

식당에서 충북 지부, 경기지부 회원님들 만나 인사. 한두명씩 들어오시는데 반가운 얼굴들 보이고 웃음꽃 피어난다. "반갑습니다 충북지부 지부장입니다" 멋진 흰머리와 함께 포스 장난 아닌 모습. 그래서일까? 부인 바이올랫님 상당한 미인... 촌장님, 산구름님, 올갱이국의 대명사 오기성님, 오기성님 집에서 직접 담은 무공해 포도주와 함께.. 뒤 늦게 도착한 정재영님, 아침을 맛나게 먹고 청남대로 이동 한단다. 대학교 인줄 알았다...아~ 무식이 또 얼굴을 디민다...나 왜 이리 모르는거 투성인지.... 상식이 비상식 적으로 부족한...  아~언니도 몰랐단다... 무쟈게 위로가 되는 순간이다..ㅋㅋ

 

능력 좋은 충북지부 정환진 협회자문위원님 덕분에 청남대 소장님 사무실에서 커피까지 마셨다. 각자 좋은 위치 찾아 이동.... 느린 행동으로 일행들 대열에서 빠진 덤앤더머는 둘이 싸돌아다니기 시작.

작은 다람쥐가 되어 서로 좋은 도토리 찾듯 마구 헤집고 다닌다.

류샘의 사진이 샘나 보여 달라니 싫단다... " 흥 재수땡이 "...  한 참 후에야 낯익은 얼굴들 보인다. 오기성님이 "전망대 안가요?"   "넘 멀어서 우린 포기 했어요"   "저질 체력들..." 허~걱  ㅋㅋ

그랬다. 덤앤더머에 체력 또한 모자랐다. 그래도 좋단다...ㅎㅎ

 

 

 

 

11시 30분에 청남대 입구에서 다시 모이기로 해, 인사 하고 가려는데 인심 좋은 충북지부님들 점심 먹고 가라며, 청국장의 구수한 맛과 함께 정환진님 친절하게 다음 코스를 안내 받고 작별 인사, 우리의 차량은 문의 마을에 문화재 단지를 찾았고, 차타고 이동 할때 마다 썰렁함의 극치로 남극의 펭귄을 연상 시키는 순풍님... 아~ 중간 내려드리고 싶은 맘 간절했으나, 재치있는 김우영언니의 잼난 유머로 엄청 봐드렸다...ㅋㅋ  몇 번은 경찰 부르고 싶었다... 류샘 왈 "순풍님은 참 긍정적이세요" 나도 좋은 소리 듣고 싶어  " 난 어떤데? "   "최종은이야 뭐 그러거나 말거나 잖아"  옆에 있던 김우영언니 "밥도 떠 줘야 먹잖아"  아무리 게으르고 무관심에 단세포로 사는 나지만 이정도 일줄이야...ㅠㅠ

 

 

 

 

마지막으로 수암골을 찾으니, 충북지부 청소년 봉사단들 연탄 나르며 열심열심, 젊은 학생들 행복을 나르고 있었다. 어려운 이들에게 따뜻함을 선물하는 젊은 친구들 앞에서, 누굴 위해 봉사란 걸 해 본적 없는 나... 부끄러움을 배운다... 부디 따뜻한 겨울이  되시길...

골목길 담벼락에 그려진 벽화들이 예술이다. 

 

 

 

 

 

메스컴 덕에 한방에 떠버린 팔봉 빵집을 찾아서 종일토록 고팠던 커피를 마시며, 올만에 출사해 담은 즐거운 하루를 곱게 접어 가방에 담고, 역마살에 뽐뿌질 가끔은 절실함을 느끼며  다녀간다고 손도장 "꽉" 찍고 집으로 갈 채비를 한다....

 

 

 p/s

새벽부터 마중 나와 준 의리 남 쏘울님 다시 한 번 감사드리고, 충북지부님들 맛난 식사와 친절한 코스 안내에 일기가 좋지 않았는데 덕분에 좋은 사진 많이 담았읍니다. 경기지부님들 반가웠고요. 서울지부 경기지부 사진 전시회에서 반가운 회원 분들 만났을 때 요즘 왜? 글 안 올리냐고... 아~ 전무가도 아니고 글재주가 좋은 것도 아닌, 그저 넋두리의 깊이 없는 글을 어여삐 봐 주심에 감사 드리고져, 미천한 글 올립니다... 꾸~~~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