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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준형 기자 = 국내 유명 사진전을 총괄하는 한국사진작가협회가 비리의 온상으로 지목됐다. 한국사진작가협회는 국내외 회원 6800여명이 활동 중인 국내 최대 규모의 사진작가 단체다.

특히 협회 사무처장 K씨(55)는 협회를 자신의 뜻대로 좌지우지하면서 온갖 부정을 일삼은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3일 사진전 수상 대가로 금품을 수수하고 협회 공금을 횡령한 K씨에 대해 배임수재와 업무상횡령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1993년부터 협회에서 근무하기 시작한 K씨는 1997년부터 사무국장직을 역임하면서 협회 실권을 장악했다.

2007년부터 사무처장을 맡은 K씨는 본격적으로 사진전 수상작 선정 대가로 금품을 수수하는 등 각종 비리를 저지르기 시작했다.

그는 2008년 4월28일 제27회 대한민국사진대전을 앞두고 협회 회원 J씨(63·여)로부터 수상 대가로 3000만원을 받았다.

다음 달인 5월1일에는 사진전 심사위원 14명을 만나 J씨의 작품 사진을 보여주기도 했다. 결국 심사현장에서 J씨의 작품 사진은 대상으로 선정됐다.

K씨는 이같은 수법으로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국내 최고 권위의 '대한민국사진대전'과 '서울시사진대전'에서 수상작 선정 대가로 협회 회원 42명으로부터 모두 4억여원을 받고 대상과 특선 등 입상을 도왔다. 사진전 기획부터 심사위원 선정까지 모든 과정을 총괄하는 자신의 지위를 악용해서다.

심사위원들은 다른 대전에 심사위원으로 위촉받지 못하거나 협회에서 여는 사진 강좌에 출강하지 못하는 등 불이익을 받게 될 것을 우려해 그의 지시를 거부하지 못했다.

심사위원 P씨(68)는 경찰에서 "K씨로부터 100만원을 받고 수상 선정 청탁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K씨의 부정부패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그는 2007년 11월 Y씨(72)로부터 2000만원을 받고 협회 이사장에 당선되도록 도와준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지난해 1월13일 협회 공금 300만원을 자신의 카드사용 대금으로 사용하는 등 협회 공금 4900여만 원을 횡령한 혐의도 받고 있다.

협회 이사장을 뛰어넘는 최고 실력자로 자청하며 협회를 장악한 뒤 각종 사진전에서 부정부패를 일삼았던 K씨는 경찰의 덜미가 잡히면서 부정행각은 막을 내리게 됐다.

경찰 관계자는 "사진전에서 돈을 줘야 수상할 수 있다는 소문이 공공연히 나돌았다"며 "협회 이사장은 결국 꼭두각시였을 뿐 K씨가 실질적인 책임자였다"고 말했다.